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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나요 작성일20-09-19 19:36 조회2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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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는 문제 인식하고도 관망
회장은 '사적인 문제'로 무마하려 해
전문가 "처분 검토해야"

[사이타마=AP/뉴시스]지난 2월 28일 일본 도쿄 인근 사이타마의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J리그 슈퍼컵 축구 경기가 열렸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2020.09.19.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일본에서 지역 축구협회 간부가 재일코리안(남북한 국적 포함)에 대한 차별적인 발언을 했음에도 협회 측이 아무런 처분도 하지 않았던 사실이 드러났다.

19일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일본축구협회(JFA)는 효고(兵庫)현 축구협회 전 사무국장 남성이 재일코리안에 대한 차별적인 언동을 했으나 처분을 부과하지 않고 관망했다.

JFA가 전날 연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스하라 기요타카(須原清貴) 전무이사는 문제에 대한 인식을 하고 있었다면서 "적절히 대응하도록 커뮤니케이션을 취하고 있었다. (JFA가)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현재에는 상정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사건은 지난 3월 발생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남성은 3월 상순 당시 효고현 축구협회 부회장이던 미키타니 겐이치(三木谷硏一) 회장과 함께 고베(神戸)시의 한 음식점을 방문했다.

해당 남성은 이 때 우연히 만난 남성 지도자를 업무상 실수를 이유로 질책했다. 이 남성 지도자와 함께 있었던 재일코리안으로 구성된 효고헌 조선축구협회(이하 조선협회) 남성 간부가 보다 못해 말리자 "조선 덤벼라" 등 도발적인 발언을 했다.

조선협회 간부는 다음 날 효고현 축구협회에 차별적인 발언을 받았다고 전화로 항의했으나 받아주지도 았았다. 6월 하순이 되어 다시 메일로 정식 사죄를 요구하면서 임시 총회에서 사실 확인이 이뤄졌다.

차별 발언을 한 남성 전 사무국장은 취해 갈등이 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사과는 거부했다. 그는 "납치국가, 반일국가인 조선이 싫다는 개인적인 일이다. 그 장소의 감정에 근거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또 다시 차별적인 발언을 했다.

효고현 축구협회 페어플레이 위원회 내에서는 상의할 만한 사안이라는 의견도 있었으나, 해당 남성이 7월 상순 사무국장을 ‘개인적인 이유’로 사임하자 처분을 내리지 않았다.

게다가 미키타니 회장은 이를 '사적인 문제'로 무마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조선협회 간부와 만나 사적인 문제로 마무리 지어 달라고 제안했다. 그는 조선협회 간부와 관계자에게 "음식점에서 발언은 사적인 문제로 협회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라는 취지의 문서도 보냈다.

조선협회 간부는 "공공의 자리 총회에서도 인종 차별적인 발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적인 문제로서 처리하려고 한 자세에 의문을 느꼈다"고 비판했다.

미키타니 회장은 음식점에서의 차별 발언은 들리지 않았다면서도 총회에서의 차별적인 발언에 대해 "좋은 발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개인적인 견해다. 그는 그만뒀고, 나도 그때는 회장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당시 회장은 이미 협회와 관계없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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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축구협회의 차별적인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2월에는 J2 교토(京都) 서포터즈 한 명은 독일 나치가 사용했던 해골을 본뜬 마크를 깃발로 사용했다. 교토 서포터즈는 100만엔 벌금 처분을 받았다.

2014년 3월에는 우라와(浦和) 레즈 서포터즈가 ‘재패니즈 온리(JAPANESE ONLY)’라는 현수막을 스타디움 내에 입장하는 관객들을 향해 내걸었다가 구담이 무관중 경기 처분을 받았다.

마에다 아키라(前田朗) 도쿄조케이(東京造形) 대학 국제형법 교수는 "축구계는 종 차별에 엄격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효고)현 협회도 그래야 한다. 사적인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어떤 처분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ci27@newsis.com


[스포탈코리아=신트트라위던(벨기에)] 김남구 통신원= 벨기에리그 이적 후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는 신트트라위던 VV의 이승우. 그의 ‘작은 체격’에 따른 ‘피지컬’ 문제는 늘 꼬리표처럼 달라붙었다. 힘들었던 지난 시즌 속에서 신트트라위던의 전임 감독들은 늘 그의 작은 체격과 피지컬 부분을 문제 삼았다.

이승우도 ‘피지컬’을 강화해야 하는 필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지난 인터뷰에서 “힘이 있어야 축구선수로서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되고, 발전해야 벨기에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기에 피지컬 단련에 집중했다“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17일 찾은 신트트라위던 훈련장에서는 피지컬 트레이닝이 한창이었다. 이승우도 근력과 균형 향상을 위한 훈련에 열중했다. ‘스포탈코리아’는 피지컬 훈련을 주관했던 팀 물리치료사 파르 반덴보르네로부터 이승우의 피지컬에 대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축구에서 피지컬이 중요한 것은 맞지만, 피지컬만이 중요하다고 말할 순 없다. 이승우는 기술이 뛰어나고, 스피드가 빠른 선수다”라며 이승우가 피지컬을 보완할 수 있는 다른 무기들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서 그는 “지난해보다 이승우의 피지컬이 향상된 것을 느낄 수 있다. 실제로 근육도 많이 붙었다”며 피지컬을 향상하기 위한 그의 노력이 결실을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승우가 앞으로 더 보완하거나, 향상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무엇보다 부상을 조심하고, 큰 부상을 피하고자 늘 피지컬적으로 신경 써야 한다”며 거친 벨기에리그에서 부상을 경계했다.

덧붙여 그는 “공격수가 볼을 뺏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몸의 균형을 계속해서 향상하는 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첨언했다.
방역당국 "최근 폭발적 증가 억제했지만 경로 불명 비율 증가"

"고향 방문 대신 휴가지 선택하는 분들 늘고 있다는 점도 우려"

연합뉴스
선별진료소의 빈 의자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감염 경로를 모르는 환자 비중이 또 최고치를 기록했다.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달 6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2주간 방역당국에 신고된 신규 확진자 1천883명 가운데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는 530명으로, 28.1%에 달했다.

10명 가운데 약 3명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감염됐는지 아직 밝혀지지 았다는 의미다.

이는 방역당국이 지난 4월부터 관련 통계를 발표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는 환자 비중은 지난달 중순 이후 점차 높아지기 시작해 최근에는 계속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5일부터는 일별로 25.0%→25.4%→26.4%→26.8%→28.1% 등으로 연일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감염원과 접촉자를 최대한 빨리 찾아 격리하는 게 중요하지만 최근 곳곳에서 산발적 감염이 잇따르고 매일 100여명씩 확진자가 나오면서 감염 경로를 확인하는 게 힘들어지는 양상이다.

방역당국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단발병이 확산했던 8월 중순 이후 확산세가 점차 누그러지고 있음에도 이처럼 감염 경로 불분명 환자 비율이 연일 20%대를 나타내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기준에서는 이 비율도 주요 지표 중 하나로 고려되는데 1단계의 기준은 '5% 미만'이다.

연합뉴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국내 확진자 발생 추이를 설명하면서 "폭발적인 증가를 억제하는 데는 일단 성공했지만, 최근 2주간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권 부본부장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이런 (감염 경로) 미분류 사례를 신속히 추적 조사하고 경로를 파악함으로써 접촉자 관리와 격리 등 전파 고리를 끊는 데 더욱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은 추석 연휴가 현시점에서의 코로나19 위험 요인 중 하나라고 재차 언급했다.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완전히 꺾이지 않은 상황에서 명절을 맞아 많은 사람이 이동하고 접촉하는 과정에서 자칫 감염 확산의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5월 황금 연휴, 8월 휴가철을 전후해서도 확진자가 증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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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부본부장은 "명절 대이동으로 코로나19가 전국 유행이 되는 게 아닐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감염됐을 때 치명률이 높은 이들은 어르신들인 만큼, 어르신의 안전을 위하는 것이 우리 사회 전체를 위하는 것이라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고향 방문 대신 휴가지를 선택하는 분들이 늘고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면서 "5월 연휴, 8월 초 여름 휴가 이후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유행이 증가했던 사실을 기억하며 동일한 상황과 똑같은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추석에 오지 말고 건강 챙기거라!'
(서울=연합뉴스) 경남 함양군의 한 마을에 고향 방문을 자제해주기를 요청하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있다. 함양군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함에 따라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이동과 고향 방문 자제를 요청하는 등 범군민 운동을 펼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2020.9.17 [경남 함양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yes@yna.co.kr
[토요판] 이유리의 그림 속 여성
43. 메리 모저, ‘조지프 놀리킨스의 초상’

“꽃 그림 그리도록 두자”
한정된 소재 강요한 평단
주류 장르 역사화 못 그리게

화가 의도와 달리 예술을
‘여성성 재현’ 국한해 해석

조지아 오키프, <아이리스의 빛>, 1924년, 캔버스에 유채, 리치먼드 버지니아 미술 뮤지엄. ⓒ Georgia O’Keeffe Museum / SACK, Seoul, 2020


예술계에서 여성 화가의 성취가 섹슈얼리티에 갇히는 사례가 종종 있다. 예를 들어 ‘여성 미술가는 내향적이며 표현 매체를 다루는 방식이 좀 더 섬세하고 미묘하다’, ‘여성 예술가는 가정 내의 삶이나 어린이 같은 소재에 매혹된다’를 들 수 있다. 하지만 섬세하고 미묘하게 안료를 다룬 18세기 로코코 작가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는 남성 아닌가. ‘상남자’ 르누아르와 모네가 어린이와 가정 내의 삶을 그린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남성이 그린 그림은 그의 기질이나 체격과 연결하지 않으면서 여성들에겐 흔히 그런 잣대가 적용되곤 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여성의 ‘꽃 그림’이다.

프랑스의 미술평론가 레옹 라그랑주는 1860년에 이런 글을 남겼다. “여성들은 그들이 늘 선호해왔던 그런 종류의 미술, 즉 꽃 그림을 그리도록 내버려두자. 불가사의하게 우아하고 신선한 꽃 그림의 경쟁 상대가 될 만한 대상은 우아하고 신선한 여성들 자신뿐이다.” 라그랑주의 말에 따르면 꽃 그림과 그것을 그린 여성은 서로 닮은꼴이며, 꽃 그림을 그린 여성 미술가는 그저 자신의 본성을 완수한 것일 뿐이다.

20세기의 대표적인 ‘꽃 그림 화가’ 조지아 오키프(1887~1986)가 그런 평을 받았다. 또 라그랑주의 말을 뒤집으면 꽃 그림을 벗어난 여성 화가는 자신의 본성을 벗어나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얘기였다. 영국의 화가 메리 모저(1744~1819)가 그런 비판의 당사자였다. 두 ‘꽃 그림 화가’가 겪은 일을 따라가보자.


메리 모저, <조지프 놀리킨스의 초상>, 1770~1771년, 캔버스에 유채, 예일대학교 영국미술센터


‘꽃 그림 화가’ 틀에 가두기

메리 모저는 1744년에 태어났다. 모저가 태어난 시대는 여성이 ‘위대한 화가’의 반열에 오르기 어려웠다. 당시 ‘위대한 화가’가 되기 위해서는 역사상 기념할 만한 사건, 그리스 로마 시대의 역사, 기독교사, 신화에서 가져온 이야기를 담은 그림인 ‘역사화’를 그려야 했다. 16세기 르네상스 시대부터 19세기까지 서양의 아카데미에서는 역사화를 미술 장르 중 가장 우월한 ‘그랜드 장르’로 쳤기 때문이다. 그런데 역사화는 인체를 정확히 묘사하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인체를 잘 그리기 위해서는 인체의 세세한 움직임도 잘 알아야 하고 해부학적 지식도 필요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누드 소묘’를 배워야 했지만 여성은 수업을 받을 수가 없었다. 여성이 남성의 벗은 신체를 보면 그릇된 욕망이 자극되어 교양을 해치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였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은 상대적으로 가치가 낮다고 평가됐던 정물화나 풍경화, 자수 같은 공예 예술에만 전념할 수밖에 없었다.

메리 모저는 그나마 행운이 따랐다. 모저의 아버지는 화가이자 칠보세공사였는데, 어릴 때부터 재능이 분출한 딸을 손수 ‘개인교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버지 밑에서 ‘누드 소묘’ 실력을 착실히 쌓았건만 모저는 실력을 발휘할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했다. 모저에게 장려된 것은 여전히 ‘여성적인 꽃 그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꽃도 잘 그렸던 모저는 유감없이 실력을 발휘했다. 1758년 14살의 나이에 18살 미만 소녀들을 위한 ‘예술장려협회’에서 꽃 그림으로 상을 받았고 이듬해에도 은메달과 함께 상금(5기니)을 받았다. 모저의 꽃 그림은 1760년 예술장려협회에서 열린 런던 최초의 공공 미술 전시회에서 전시되기도 했다. 1768년에 창립된 영국왕립미술원 설립단원 중 여성은 두명이었는데, 모저가 그중 한명이었다. 승승장구였다.

이쯤 되니 다른 분야 도전도 해보고 싶지 않았을까. 모저는 정해진 수순처럼 ‘꽃 그림 밖의 장르’를 넘보기 시작했다. 1769년 왕립미술원 첫 전시회부터 1802년까지 모저는 총 36편의 작품을 출품했는데 그중 열다섯 작품이 역사화였고 초상화도 세 점을 선보였다. 그중 모저의 친구이자 조각가인 조지프 놀리킨스를 그린 초상화는 의미심장하다.

모저는 남성 누드 조각을 만들고 있는 놀리킨스를 그렸다. 즉 모저는 놀리킨스가 만드는 조각 작품 역시 그림으로 생생히 표현한 것이다. 이를 통해 모저는 자신 역시 인체를 정확히 묘사할 수 있는 해부학적 지식이 있으며, 꽃 그림뿐 아니라 고전적인 주제도 잘 그릴 수 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그러나 ‘남성 누드를 그리는 여성’에게 향하는 미심쩍은 눈길은 여전했고 진지한 비평 역시 받지 못했다. 1789년 한 비평가의 말은 쐐기와 같았다. “모저는 꽃은 탁월하게 그린다. 다른 그림은 그리지 않아야 한다.”

한편 20세기의 ‘꽃 그림 화가’ 조지아 오키프는 원치 않은 관점의 비평에 시달려야 했다. 오키프는 1918년부터 1932년까지 200여점 이상의 꽃 그림을 그렸는데, 대체로 꽃 한송이를 클로즈업해서 이파리나 배경이 들어갈 여유가 없을 정도로 캔버스 네 모서리를 꽉 채워 그렸다. 1924년 작 <아이리스의 빛>이 대표적이다. 오키프는 확대한 꽃을 그린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꽃은 비교적 자그마하다. 너무 작아서 우리는 꽃을 볼 시간이 없다. 그래서 나는 다짐했다. 내가 보는 것, 꽃이 내게 의미하는 것을 그리겠다고. 하지만 나는 크게 그릴 것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놀라서 그것을 바라보기 위해 시간을 낼 것이다. 바쁜 뉴요커조차도 시간을 내어 내가 꽃에서 본 것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

그러나 곧 오키프의 의도와는 다른 비평이 나오기 시작했다. 당시 미국에 처음 소개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심취한 뉴욕 대중에게 오키프의 꽃 그림은 주로 성적으로 에로틱하게 해석된 것이다. 주름진 꽃잎과 부드러운 색조로 물든 아이리스의 꽃잎은 여성의 성기로 해석됐고, 자신의 안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꽃의 모습은 오키프의 억압된 성적 욕망을 해소하는 표현으로 간주됐다. 그러나 오키프 자신은 이러한 해석을 단호히 거부했다. “당신은 나의 꽃을 보면서 꽃과 관련된 당신 자신의 연상을 마치 나의 생각인 것처럼 글을 썼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오키프는 관능성, 여성성, 또는 프로이트적인 해석을 되풀이하지 않는 비평가를 찾으려고 무척 노력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한 비평가는 아예 “정신분석학자들은 우리에게 여자들이 그린 과일과 꽃은 아이를 원하는 여자들의 무의식적 욕망을 표현한 것이라고 일러 주었다. 아무래도 정신분석학자들이 옳은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키프의 꽃 그림은 여성성 재현이라는 기존 해석의 덫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 ‘여성적’ 수식어의 함정

얼마 전 코로나19 퇴치에 ‘여성적 리더십’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뉴질랜드, 대만, 독일 등 여성 지도자가 이끄는 나라가 상대적으로 성공적인 코로나 퇴치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었다. 도대체 ‘여성적 리더십’이 무엇인지 궁금해 인터넷에 검색해보았다가 ‘부드러운 카리스마’, ‘엄마 같은 리더’라는 말을 보고 헛웃음이 나왔다. 그냥 일을 잘하면 잘한다고 평가할 일이지 굳이 ‘여성적으로 다르게’라고 판단해야 할까?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에게 ‘흑인적 리더십’이라는 말을 쓴 적이 있었던가? 마찬가지로 메리 모저와 조지아 오키프의 작품도 그렇게 보아야 하지 않을까. 그들은 ‘여성적인’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 그저, ‘자기다운’ 그림을 그렸을 뿐이다. <끝>파워볼실시간

‘이유리의 그림 속 여성’ 연재를 마칩니다. 필자와 애독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유리 작가. <화가의 출세작> <화가의 마지막 그림> 등 예술 분야의 책을 썼다. ‘여자 사람’으로서 세상과 부딪치며 깨달았던 것들, 두 딸을 키우는 엄마로 살면서 느꼈던 감정과 소회를 그림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풀어본다. 아울러 미술사에서 지워진 여성들을 호출해보고자 한다. 격주 연재. sempre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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